[오막살이]
초겨울 어느 빈자리
순서를 기다리며 서성거리던
바람의 멀뚱거리던 눈동자가
빛나고 있네
찬바람이
망태기 한가득 가져온
겨울은 밤새 그 모습을 보네
눈 씨앗들을 온 세상에 뿌릴 때
속속들이 박음질 잘 된
한기 섞인 외투 입고 돌아와
겨울 속에
우묵하게 들어앉고 있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겪고
오막살이 하고 있네
구구절절 삶의 연륜으로 얻는
마음 편한 행복 한 모금이 그리운 거지
- 규린(圭潾) 김경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