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달이 가고 해가 갈 수록
엄마처럼 살지않겠다고
큰소리 탕탕치며 살아왔건만
느긋한 걸음걸이도
입가에 번지는 맑은 웃음도
바글바글 머리모양도
친정집 다녀올 때마다
눈 언저리에 맺히던 눈물방울도
어느 세월 이슬비에 옷이젖듯
시나브로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깊고도 넓은 인생의 거친바다 한가운데
엄마와 딸로 맺어진 애틋한 인연
가난했지만 정직하고
가난했지만 순박하며
가난했지만 허물 가려주며
마르지않는 샘처럼 때론 바보처럼
사랑의 단물 퍼주고 퍼주어
이젠 어린아이처럼 작아만지셨다
하 많은 세월 안고 살아오는 동안
언성 한번 높이지 않고
다섯남매 키워오신 온유함
동그마한 얼굴에 자글자글 고운주름 박꽃처럼 피어났다
때론 미안해서 괜한 억지투정 부려도
잠잠히 품고 흐르는 사랑 친정엄마
물 한방울 허투루 쓰지않으면서
월사금 제 날짜 맞춰주시려
아침부터 하얀앞치마자락 날리며 뛰어다니시던 어머니
문득 어머니 유난히 작아보이던 날
담모퉁이 돌아서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서글퍼서 서글퍼서 남몰래 흘리던 눈물
내 몸 어디선가 신열이 올라왔다
어느 세월 가랑비에 옷이젖듯
시나브로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 이율리 -
[프로필]
시인. 수필가. 작사가
충남 서산 출생
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가곡 작사가협회회원
가곡작사' 그리움은 내 가슴에'
한인문예총종합예술시화전
(자카르타 2011) 동남아신문신춘문예시부문최우수상
월간문예사조수필부문신인상
제16회대한민국청소년지도자대상, 수필부문
3.1절 100주년기념 대한민국 도전한국인상
- 공저 -
<문학과 사람 1,2>
<한국대표서정시선>
<서정의 뜰 1,2>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