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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한 권의 책으로 보는 명량대첩로 해역 발굴성과


(경기뉴스통신)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를 발간한다.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빠르게 흘러 항해가 힘든 곳으로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이 이뤄졌던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1년 이곳의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 검거를 계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세 차례의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하여 다양한 종류의 유물 650여 점을 발굴하였다.



이 해역은 넓은 구역에 여러 시대의 유물이 산포(散布)하고 있는 등 연차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16~2017년에 4 5차 발굴조사를 진행해 330여 점의 유물을 추가로 발굴하였다. 앞서 3차에 걸친 조사내용은 2015년에 이미 보고서로 발간하였으며, 이번 보고서는 4 5차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보고서에 수록된 주요 유물은 도자기류와 전쟁 관련유물 등이다. 지난 1~3차 조사를 통해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석환(石丸, 돌포탄), 노기(弩機) 등의 전쟁유물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번 4 5차 조사에서도 석환과 노기가 추가로 발굴되었다. 이러한 전쟁 관련 유물들이 꾸준히 확인되는 것은 임진왜란 해전 당시 사용된 무기들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판옥선 등 당시 전선(戰船)의 실체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 노기: 쇠뇌(시위를 걸고 방아쇠를 당겨 화살을 추진시키는 무기로서 서양의 석궁과 유사함)의 일부인 방아쇠 부분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고려청자로 전체 발굴유물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12~13세기경에 강진이나 해남 등지에서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형(象形)청자나 청자잔과 같은 양질의 청자들은 강진에서 제작된 것이며, 이 청자들을 실은 배는 강진에서 출발하여 고려 시대 조운로를 따라 개경으로 향하던 중 이곳에서 침몰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다양한 청자들은 앞으로 도자사 연구를 위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사해역의 일부구간에서 집중적으로 출수되는 닻돌들도 주목된다. 닻돌은 전체 조사 기간 총 50여 점이 약 200×200m의 구역에서 모두 발견되었는데, 이는 당시에 이 해역이 배들이 쉬어가는 정박지나 피항지의 역할을 했던 증거이다. 특히, 지난 2차 발굴조사에서 중국식 닻돌이 확인된 점은 명량대첩로 해역이 국제교류를 위한 해상통로로도 활용되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 닻돌: 나무로 만든 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하여 닻에 매다는 돌



이번에 발간될 보고서는 전국의 박물관, 대학도서관, 문화재 조사기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여 널리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seamuse.go.kr)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명량대첩로 해역을 수중문화재의 보고(寶庫)로 판단하고,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해양사, 도자사, 해전사 등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