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입니다.
경기교육을 사랑해 주시는 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께 경건한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올 한해 우리 사회 곳곳에도 평화와 정의의 숨결이 생동하길 소망합니다.
지난해는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온 몸으로 겪은 한편 새로운 교육,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염원도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생명이며, 사람을 잘 키우는 일이야말로 미래를 약속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이라는 것도 뼈아프게 성찰했습니다.
절망은 희망의 힘으로 넘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과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한다는 것은 더욱 강한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경기교육의 새 출발, 경기교육이 새롭게 쓰는 희망의 교육역사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교육 정상화를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교육의 출발이요, 교육의 목적인 ‘학생’에 대해서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교육은 다시 ‘학생’에 주목해야 합니다. 9시 등교와 상•벌점제 폐지는 학생을 교육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은 정상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이 되어 제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학교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뜻과 애정을 모아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우리가 함께 가꾸고 꽃피워 가야할 교육의 근본정신입니다.
경기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는 새롭고 낯선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학생의 자리와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선생님의 열정과 지혜가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정상적인 교육 구조를 만드는 데 힘과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학교의 활력과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은 곧 하나입니다.
교육가족 여러분!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의 발원지입니다. 2015년에는 혁신교육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가겠습니다. 제대로 된 혁신교육은 학교의 울타리가 지역으로 넓어지고, 지역사회가 책임 있는 교육주체로 자리를 잡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자율적 실천 역량은 키워져야 하고 교육청은 이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혁신공감학교는 선생님의 생각으로 선생님의 실천으로 교육문화를 바꾸어 혁신교육을 넓고 깊게 펼쳐가고자 하는 데 뜻이 있습니다.
교육청이 계획하고 일선학교가 따라오게 하는 방식을 답습해서는 교육의 발전도, 학생들의 성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학교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선생님이요, 학교가 가장 즐거운 공간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학생입니다. ‘우리학교’가 ‘좋은학교’가 될 수 있도록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이야기하고 실천하는데 힘을 모아 주십시오.
주민이 참여하고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함께하는 교육협력은 자치교육의 시대를 다지는 기반입니다. 교육여건 개선, 교육격차 해소, 우수인재 양성을 비롯해 제반 교육 현안을 다루는 교육행정협의회가 실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였습니다.
또한, 25개 교육지원청에도 시장·군수와 교육장,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참여협의회를 구성해 지역의 특색이 살아나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학교와 아이들 교육을 중심에 놓고 머리를 맞대는 교육협력은 경기도의 교육자치와 행정자치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 국가와 나란한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동력이 교육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자치시대다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가가 세세한 부분까지 주도하는 지침교육을 지역과 주민이 주도하는 자치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획일은 관행을 낳고 지시는 무기력을 조장할 뿐입니다.
경기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는 길에 여전한 난제는 교육재정입니다. 경기교육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에, 가장 큰 규모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에 부합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 지금 보다 훨씬 많은 선생님과 재정이 필요한데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근본 원인은 경기교육에 필요한 교원 산정 기준과 교육 재정 배분 기준이 몹시 불합리한 데 있습니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어려운 교육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 내부적으로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학생교육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조금도 변함없습니다.
학교는 학생이 자라는 ‘집’이면서 ‘교육’의 실체가 확인되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학교가 좀 더 경쾌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교육현장을 지키고 계시는 교육가족 여러분이 있기에 교육은 여전히 희망의 표상입니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 도민과 교육가족 모두에게 거듭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도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2015년 1월1일 경기도교육감 이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