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정직한 후보’라는 영화가 인기가 있어 작년에는 2편까지 개봉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주인공은 거짓말이 일상인데 갑자기 ‘정직한 말’만 하는 병(?)에 걸리면서 겪게 되는 코미디 영화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주인공은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된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거짓말을 들키지 말자’일까? 아니다. 정치인은 ‘정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게 ‘정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에게 정직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인을 신뢰할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믿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치인에게 정직은 생명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거짓말이 난무하고 유권자들은 짧은 기간에 후보를 제대로 검증할 수 없다. 유권자는 후보의 과거 행적으로 그 후보를 바라보게 된다.
여기 한 정치인이 있다.
얼마 전까지 대통령실에 비서관으로 있었다. 그가 비서관으로 임명됐을 때 온 나라가 들썩였다. 측근 인사 문제로 지지율이 추락할 때 정무 제1비서관으로 그를 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왔을 때부터 논문 표절로 문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2001년에 썼다는 석사논문의 90% 이상이 다른 두 논문에서 사용된 문장, 표현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결론 부분은 20개 문장 가운데 무려 19개가 똑같았다. 이를 두고 ‘표절’이라기보다는 ‘학력위조’에 가깝다고 앞다투어 보도되었다.
본인은 다른 두 논문의 저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하였으나, 결론적으로 이화여대는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최종 판정하였다. 그래서인지 본인도 슬그머니 학위를 반납했다.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비판받으면 된다. 하지만 거짓말의 꼬리를 무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최악의 선택이다.
이런 스토리의 주인공은 전희경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다. 최악의 선택을 한 전희경 전 비서관의 행보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본인의 논문 표절이 들통나기 전 문대성 전 의원의 논문 표절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었다.
전희경 전 비서관이 2012년 4월 24일 바른 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 재직 당시 '논문 표절 의혹, 학문적 잣대로 판단해야'라는 성명서에서 "논문 표절은 타인의 지적 자산에 대한 절도 행위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는 그 어떤 잘못보다도 중한 죄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의 경우 펜싱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얼마 전 논문 표절 문제로 박사학위 박탈은 물론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면 국내에서는 학계의 온정주의로 인해 논문 표절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논문 표절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표절 자체뿐만 아니라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적 잣대 혹은 우리 편이라면 괜찮고 상대편이라면 안 된다는 도덕적 이중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었다.
그런데 그가 비례대표에 당선된 후 논문 표절이 불거진 후 국회의원 사퇴라는 강한 압박이 있었지만 자신이 과거에 했던 말과 다르게 끝까지 사퇴하지 않고 국회의원 직을 유지했다. 그는 더 나아가 "정세균 당선자에 대해서 역시 경희대 측이 조속히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하며 만약 표절로 판명될 경우 정 당선자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민주통합당 역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댈 것이 아니라 학문적 잣대에 따라 판단하길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전희경 전 비서관이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정치인이라고 비난받는 이유다.
자신이 논문을 표절했음에도 다른 논문 표절자를 그렇게 비난한 것은 자신의 논문 표절이 들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랬을 것이다.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에게 투표할 국민은 없다.
이제 그가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들어간다면 국민의힘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이다. 다시 선거철이 되면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지역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겠지만 그 행적을 보고 그 말을 믿어 줄 유권자는 없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한 전 전 비서관의 경우 자신이 학창 시절을 보낸 의정부를 버리고 국민의힘 지지세가 조금 더 나은 인천 미추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서초구로 지역구를 옮겼다. 낙하산으로 당협위원장 자리까지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민심은 무섭다. 격렬한 경선 요구에 밀려 경선을 했고 참패했다. 그리고 대통령실로 갔다.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이다.
내로남불 정치인, 철새 정치인 그에게 붙는 수식어가 그의 과거를 증명한다.
신뢰를 잃은 정치인에게 표를 줄 국민은 없다.
-이문열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미래신산업특별위원-
[칼럼니스트]
-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미래신산업특별위원)
- 연세대학교 융합체육과학 선도연구소 선임연구원
- 한국자유총연맹 교수
-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희망포럼 대표
- 의정부시 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