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를 팽팽하게 바른 하얀 방문에는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그림자가 멋스럽게 보인다.
서로 다정하게 마주 앉은 그림자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요즈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비록 그림자로 비춰지겠지만 서로 경청하는 부부의 자세는 세상 공부를 많이 한 고승의 지혜 섞인 사랑이야기가 방안 공기를 타고 솜털보다 더 부드러운 모양으로 듣는 사람의 가슴에 살포시 자리 잡는 것만 같다.
경청하는 자세는 이와 같이 그림자마저도 아름답게 만든다. 얼굴은 평소의 생각과 습관이 투영 된 모습이고 옷차림새는 교양과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느끼는 매력의 또 다른 요소는 말하는 태도나 듣는 자세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고 자세는 생각이 투영 된 마음가짐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있어서 얼굴은 이력서이고 나아가 여자에게는 청구서란 말도 있다.
얼굴에 생각이 드러나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반복된 특정한 행동이 얼굴에 길게 새겨져 얼굴모양이 변화되기도 한다.
자주 화를 내면 화난 얼굴로 굳어지고,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자주하면 얼굴의 모양도 넉넉하게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얼굴을 보고 어떤 사람일 것이라고 짐작하기도 한다.
얼굴이나 외모를 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것을 말라.
행동이 일치하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말과 행동이 일치 않으면 매력 없다고 생각한다.
언행일치가 안되는 경우는 대게 말이 많아지면서 실수하는 확률이 높아진다.
험담에는 최소한 3명에게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
그 세 사람은 ‘험담하는 사람’, ‘그런 말을 듣는 사람’, ‘그런 험담의 대상자’이다.
험담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것이 디지털 발자국처럼 뇌리에 잔상으로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겸손은 비굴하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이다.
빠르게 흐르는 물살에는 얼굴을 비춰 볼 수 없다.
잔잔한 호수라야 자신의 얼굴이 반사되어 볼 수가 있다.
고요한 물처럼 마음이 잔잔해야 경청 할 수가 있다.
경청하는 자세는 잘 익은 과일의 향기가 퍼져 나가듯 멀리서도 알 수 있다.
경청하는 자세는 저절로 몸에 베이는 것이 아니다.
비바람에 흔들리면서 익어가는 향기 나는 과일처럼 경청하는 자세는 갈등을 이겨내며 습관이 익어간다.
비바람에 시달린 나무일수록 흔들리면서 뿌리가 깊어간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시들지 않고 과일을 영글게 한다.
사람도 경청으로 생각의 뿌리가 삶의 향기가 멀리까지 전달된다.
세상에는 아무렇게나 처리해도 되는 일이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타래 같이 고약하게 꼬인 일도 대화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