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통신)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 가장 높고 산세가 웅장하다는 북한산. 바로 그 아래 자리한 동네에는 마치 시간이 비껴간 듯 70~80년대의 모습을 간직한 주택가 골목과 마을이 있다. 한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삶의 온기를 전하는 이웃들, 그리고 무심코 길을 걷다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곳. 북한산 아래 소박한 우리 이웃들의 동네, 불광동과 녹번동에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그 세 번째 여행을 시작한다.
길을 걷다 우연히 동네 어귀에서 들려오는 소리. 그 희미한 소리를 따라 배우 김영철이 찾아간 곳은 대장간. 그곳에는 뜨거운 가마의 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쉼 없이 매질을 주고받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올해로 63년째, 전통방식만을 고수하는 80세의 아버지와 대를 이어 대장장이로 사는 50세 아들. 100% 수작업만을 고집하며 대장장이로서의 뚝심과 자부심을 지켜나가는 이들 모자를 통해 장인의 숨결을 느낀다.
오래된 골목에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 온 수많은 이웃이 살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남겨둔 방앗간 집 여주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까닭에 자신의 일터이자, 지난 30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이곳을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한다. 그런 방앗간 집 여주인을 만난 김영철은 그녀의 그림을 함께 보며 일상의 행복은 저 멀리에 있지 않음을 느낀다.
이곳에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자장면 집도 있다. 손님상에 올리는 물 한잔도 결코 소홀히 생각지 않는 곳. 자신들을 믿고 찾아오는 단골들에게 더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없을 것 같아 방송 출연은 하지 않겠다며 고사한 자장면 집! 불지 않는 면발과 신선한 음식 맛을 위해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기 시작하고, 춘장을 볶는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곳에서 배우 김영철은 주인 할아버지와 간자장 한 그릇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가게는 비록 오래되어 낡고 볼품없어 보일런지 몰라도 음식에 대한 노부부의 확고한 철학과 인생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남으로는 부산 동래, 북으로는 의주까지 양쪽으로 천리라 해서 과거 양천리로 불렸던 녹번동. 남과 북의 중심지라 불리던 이곳은, 과거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각종 질병을 연구했던 질병관리본부가 자리했던 곳이다. 이곳이 시민들의 쉼터이자 꿈을 실현하는 서울혁신파크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거닐며 김영철은 어릴 적 불주사를 맞으며 무서워했던 추억을 떠올려본다.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보고, 잠시 누워서 쉴 수도 있는 곳.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도, 태양열 전지판을 활용해 꿈을 펼치는 작업장도 각각 과거 질병관리본부의 시약창고와 방역창고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동화책 읽는 정겨운 소리를 따라 찾아간 책방 안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김영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꿈을 키워나가는 젊은이들을 만나며 공간이 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본다.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광산이자, 전국에서 가장 작은 광산이 녹번동에 있다?! 이 광산에서 채취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산골’. <동의보감>에 따르면 이 ‘산골’은 골절에 도움을 준다고 하며, 구리광산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재의 이름에서 유래한 산골마을에 도착한 배우 김영철. 이곳은 70년대 후반에 조성된 마을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재개발에서 밀려나 가파른 언덕 비탈길에 위치한 마을. 이곳에서 김영철은 연탄을 배달하는 인부를 도와 이 마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연탄 아궁이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따끈한 아랫목에 앉아 50년 넘게 산골마을에 거주 중인 할머니의 추억담을 듣는다. 더불어 마을 어르신들의 숨겨진 아지트를 찾아간 김영철. 그곳은 다름 아닌 총 8석 규모의 산골영화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영화관을 만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비록 사는 모습은 과거 70년대 모습이지만, 마을 주민들과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산골마을 주민들의 소박한 이야기는 12월 8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 3화. 반갑다 북한산 아랫동네 서울 불광/녹번동] 편에서 공개된다.
기사 및 사진제공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