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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용 시장은 ‘시민 영웅’?

의정부시민, ‘부상투혼’으로 미화 시킨 보도 자료 “황당”반응..‘어이없다’ 지적


(경기뉴스통신) 얼마 전 정현(22세) 선수가 세계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에서 발바닥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테니스 최초로 4강에 진출했지만, 부상의 정도가 심해져 세계 랭킹 2위 로저 패더러에게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지도 못 하고 기권하는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아쉬움 보다는 정현 선수가 16강부터 이어져 온 부상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4강까지 올라간 투혼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정현 선수의 부상투혼은 테니스에 관심이 없었던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국내 언론, 그리고 세계 각국의 유력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우리나라 테니스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이렇듯 ‘부상투혼’이란 말은 국민적 공감을 얻으며 ‘국민 영웅’으로 등극한 정현 선수를 설명하는 대표 수식어가 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의정부시 자치행정과는 지난 31일 ‘부상투혼 ~~’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의정부시청 출입 언론사에 이메일로 각각 송부했다.


자치행정과에서 보내 온 보도자료는 ‘부상투혼, 업무보고 청취’란 제목을 시작으로 ‘기브스 한 채 업무보고회 참석한 안병용 시장’이란 내용을 이어 나갔다.


보도자료에는 안 시장이 참석자들에게 “다리부상으로 다소 불편하지만 시민들을 만나니 너무 기쁘다.”, “다리가 아프다보니 지팡이의 심정과 특히 지팡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한 내용을 포함해 “오늘 주민들의 지역현안사항이나 불편사항을 말씀해 주셨지만 지팡이처럼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등을 담고 있다.


또 안 시장이 “응급치료를 받은 후 30일에는 다리가 불편하지만 신곡2동을 방문해 다리부상으로 업무보고회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대해 동장을 비롯한 직원여러분과 동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여러분들께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산1동의 한 주민이 안 시장에게 “다리가 불편함에도 방문해 주어 감사하다.”란 말과 “쾌유를 바라며, 오늘 업무보고회를 통해 시청 간부공무원과 시장님께서 자세히 답변을 해주어 시의 전반적인 사항을 자세히 알게 되어 감사하다.” 등의 내용을 기재했다.


이런 내용만 보면 마치 안 시장이 공무 중 부상을 당해 업무 수행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시와 시민들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대다수의 시민들이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보도자료를 받아본 언론사들과 이 소식을 접한 의정부시민들은 황당하단 반응이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 1월 28일 일요일 지인들과 함께 송산배수지 실내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즐기다 다리에 부상을 당해 기브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1월 29일에는 신곡1동과 장암동의 동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이에 의정부시 관계부서는 1월 28일 저녁 7시경 29일과 30일에 각각 예정돼 있던 동 업무보고회의 연기 사실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알렸다.


문자 메시지의 업무보고 연기 사유에는 ‘한파와 전국적인 화재사고로 인해 부득이 연기하오니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고만 명시됐을 뿐 안 시장의 부상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 31일 진행된 송산1동 업무보고회에 관한 보도자료에도 안 시장이 왜 부상을 당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보도자료에는 안 시장이 여가를 즐기다 부상을 당하고 그로인해 예정된 각 동의 업무보고가 연기된 것에 대한 사실과 그에 따르는 사과도 없이 ‘부상투혼’이란 말만 강조하며 안 시장을 미화시키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이는 보도자료 작성자가 본인의 부주의로 부상을 당한 안 시장을 마치 호주 오픈 16강부터 투혼을 발휘해 4강까지 올라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안겨 준 정현 선수처럼 영웅으로 만들어 시장에게 환심을 사려는 것처럼 보여 질 뿐만 아니라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많은 언론인과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사실을 접한 시민 김모씨(남, 46세)는 “업무보고회의 연기 사유처럼 현재 우리나라는 극심한 한파로 많은 가정의 수도관이 얼어붙고 보일러가 고장 나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대형 화재의 발생이 빈번하다,”며, “특히 지난번 의정부 제일시장 부근의 화재로 많은 시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지금 의정부시 행정부 수장이란 사람이 한가로이 테니스를 즐긴 것도 모자라 그 사실을 숨기고 ‘부상투혼’으로 미화시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건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씨(여, 48세)는 “우리에게 필요한 시장은 정현 같은 국민 영웅이 아니라 오직 시민을 걱정하고 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장이다.”라며, “시장이 다친 이유를 숨긴다는 건 업무보고를 연기한다는 문자나 보도 자료를 작성한 담당자 스스로가 봐도 테니스를 즐긴 것 자체가 떳떳하지 못 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비꼬았다.


한편, 신곡2동의 업무보고회가 지난 1월 30일에서 2월 6일로, 또 하루 만에 다시 7일 오전으로 연기되고 장소 또한 매년 진행돼 왔던 주민센터에서 경기북부상공회의소로의 이례적인 변경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남은 동 업무보고회에서의 안 시장의 진심어린 사과가 있을 지와 이를 담당하는 부서는 그런 업무보고회의 내용을 보도자료에 어떤 식으로 담아낼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