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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문제는 우리가 찾아 우리가 푼다

 

(경기뉴스통신=박민준 기자) 내가 우리 동네의 국회의원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싶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고 말이다.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해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시민이 직접 주도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소통협력공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의 오래된 건물을 새 단장(리모델링)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거점공간을 마련하고 시민들이 제안한 지역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비용과 네트워크 등을 연계해주며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하는 것.

행안부의 이 같은 사회혁신 사업은 침체돼 있던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 시민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변화를 일으킨 강원 춘천의 거점공간 '커먼즈필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시민들의 변화를 직접 들어봤다.

# 시민이 사회혁신과 정책 변화 이끌어

'조용하던 춘천 시민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은 '커먼즈필드'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아지트나 다름없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잔하며 우리에게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커먼즈필드를 운영하고 있는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은 지난 2년 동안 시민들과 지역의 변화를 체감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커먼즈필드를 통해 시민들은 마을 어르신을 위한 돌봄형 '케어카페'를 운영하고 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코로나19로 구멍이 뚫린 방과후 돌봄을 대신해 돌봄공동체를 만들었다. 커먼즈필드는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시민들을 이처럼 주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커먼즈필드 춘천은 1978년 지은 강원지방조달청 건물을 새 단장한 건물로 행안부의 소통협력공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이곳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인 카페,대관시설,교육장,회의실 등을 갖췄고 사회적기업이나 사회혁신가들이 일할 수 있는 입주 공간도 마련했다. 이 거점공간은 2021년 8월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해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 시민들 생활실험이 정책으로 연결

커먼즈필드는 공간 이외에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빙랩(생활실험)'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시민들이 느끼는 문제를 사용자 입장에서 논의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지난 2년 동안 리빙랩을 통해 진행된 사업에 참여한 팀은 총 9팀이며 이 과정에서 1511명의 시민이 참여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환 센터장은 '시민들이 생활하면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서로 논의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센터는 시민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실험하도록 비용(200만~1500만 원)을 지원하고 전문가를 연결해 성과가 나올 수 있게 돕는다'고 밝혔다.

특히 시민들의 생활실험이 검증되면 정책으로 연결되기도 한다는 점이 놀랍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느린 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별에서 온 그대)' 생활실험은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학습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처음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사업은 리빙랩의 생활실험과 검증 과정을 거친 다음 춘천시와 춘천지원교육청에서도 적극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게 만들었다.

마을 '케어카페' 생활실험 역시 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두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을 쉬고 있는 간호사들이 지역 주민들을 상담해주는 활동이었는데 간호사들의 열정이 모여 지속 가능한 단체활동으로 확대된 것. 아울러 코로나19로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에 빈틈이 생기자 아파트와 상가 등에서 스스로 돌봄공동체 6곳을 만들어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한 점도 눈에 띄는 성과다.

# 2년간 시민 11만 명 방문, 춘천의 명소로

이 같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커먼즈필드 춘천은 2020년 1월 문을 연 이후 2년 동안 11만여 명의 시민이 방문해 춘천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입주해 활동하는 단체 13개, 시민들이 진행한 생활실험 중 정책으로 연결된 사례 8건, 시민 캠페인으로 발전한 사례 35건,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생활실험 60건, 마을을 위한 협동조합 등 단체 설립 9건, 회의실이나 교육장 등 공용공간 대관 횟수 2259회, 직간접적으로 사업(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시민 1만 1000여 명이다.

그동안 커먼즈필드를 통해 춘천 시민들의 변화를 지켜본 박 센터장은 '이전에는 시민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는데 커먼즈필드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려 나서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사회를 혁신할 수 있는 시민들의 역량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 : 정책브리핑